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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기] 성남문화재단×영국 왕립예술대학 ‘도시를 다시 상상하다’: 기억하고, 상상하고, 함께하기

우리가 사는 도시, 혹은 꿈꾸는 도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6세 어린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오늘의 성남을 살아가는 98명의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도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상상을 특별한 예술 작품으로 빚어냈다. 성남문화재단과 영국 왕립예술대학(Royal College of Art, 이하 RCA)이 공동 기획하고 개최한 첫 번째 공동 프로젝트 ‘도시를 다시 상상하다(Re-Imagining the City)’워크숍과 결과물 전시 현장 속에서, 특별한 화합과 소통의 기록을 되돌아본다.


남소연 성남문화재단 소통전략부 과장 | 사진 최재우

프로젝트 결과물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한 전시가 7월 8일~8월 4일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었다


워크숍 참여 공모를 통해 선발된 참가자들. 미취학 아동부터 시니어 세대까지, 도시의 과거와 오늘, 미래를 이야기할 다양한 연령의 시민들이 모였다. 7월 1일부터 진행된 5일간의 워크숍에서는 RCA 교수진의 강의를 바탕으로 세대가 협업하는 예술 활동이 이어졌다.

도시는 우리 모두의 기억으로 이루어진다.

처음 자취를 시작한 날, 성남에 처음 이사 온 날,

전 직장 생활과 이별한 날.

벽면을 채운 저마다의 타임라인은 개인의 순간이자 도시의 역사가 된다.


“골판지라는 다양성을 지닌 소재로 새롭게 무언가를 건축하고 재개발하면서, 우리만의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5일이었어요. 평면을 다루는 회화 전공이다 보니 작품의 양면과 뒷면, 설치에 대한 부분들은 부족했는데, “한 부분에만 너무 몰두하지 말고 전체를 보라”는 지역 예술가님들과 게리 교수님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세대들과의 만남과 소통도 기억에 남아요. 덕분에 함께 작업한 현태 아버님, 한영숙 작가님과도 즐겁게 협업하며 좋은 인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 김가빈, 가천대학교 회화과 4학년


누군가에게는 그저 택배 박스에 불과했던 평범한 골판지도 훌륭한 작업 재료가 된다. 참여자들은 성남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탐구하고 다양한 추억을 공유하며 ‘성남과 나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점을 찾아보는 한편, 도시의 더 나은 미래를 콜라주와 다양한 설치 작품으로 표현했다.


© 이송희


6~7세 반 워크숍 아이스 브레이킹 현장. 각자 좋아하는 노래나 음식, 오늘 아침 먹은 것 등을 얘기해 본다. “오늘은 스파게티를 먹었어요!” 참가 어린이의 말에 즉석에서 스파게티를 그려 주는 게리 교수의 손끝에 어린이들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 집중된다.


“골판지 위에 잡지랑 신문 오려 붙이고, 이걸로 대학생 언니 오빠와 함께 ‘성’을 만들었어요. 언니 오빠들이 꽃이랑 성벽 옆 계단 만드는 법도 알려 줬는데, 모양이 꽤 예쁘죠? 골판지, 테이프, 잡지, 끈. 실, 수수깡처럼 성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재료들의 활용도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학교에선 이런 작업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뭐든지 마음대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다음에도 친구들과 참여하고 싶어요!”

- 송지우(서현초 5), 송지안(서현초 4), 유다연(중탑초 4)


© 이송희


워크숍을 진행한 RCA 게리 클라우(Gary Clough) 학과장과 손경화 교수는 성남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세심한 이해와 연구를 바탕으로 성남시민을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워크숍 현장에서는 교수진과 더불어 RCA의 한국인 졸업생들이 조력자로 함께하며 시민 참가자들의 작업을 도왔다.


“오늘 어린이 워크숍에서는 ‘우리가 살고 싶은 드림하우스 만들기’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형태의 집을 만들었는데요, 모두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훌륭한 작업을 해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도시, 멋진 판타지를 보여 준 작품입니다. 특히 서로 다른 세대와 대화를 나누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갔다는 것이 중요해요. 4일 동안 다양한 세대와 협업하며 좋은 소통의 장을 만들어 간 대학생 여러분의 역할도 대단했습니다.”

- 어린이 워크숍 후, 게리 클라우 교수


“개인화된 공간에서 소통 없이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세대와 예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함께한 학생들이 예술을 전공한 친구들이라 작가로서 제가 걸어온 경험과 조언을 나누기도 하고, 세대 간에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죠. 이 공간에서 우리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또 저마다의 삶이 어떤 상자 속을 벗어나 미술관으로 옮겨 왔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가 관객에게 하나의 ‘어울림’으로 다가갔으면 해요.”

- 한영숙, 60대, 성남시, 다중매체 아티스트

“30년 넘게 성남에 살고 있지만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느라 바빠 제가 사는 곳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는데, ‘도시를 다시 상상하다’라는 워크숍 주제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다가왔어요. 우리 도시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를 위해 1년 가까이 준비한 재단의 노력에 신뢰도 가고, 시민으로서 자부심과 참여 의식도 갖게 되었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사는 곳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상상할 수 있는 기회, 또 세대를 아우르며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연결의 장’이 마련되어 즐겁고 고마웠습니다.”

- 최익준, 60대, 성남시, 전 글로벌 기업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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