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도 섬세한 감각과 영감으로 가득한 예술가들, 그들의 스마트폰 안에는 어떤 앱이 자리하고 있을까? 8월 18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2024 성남작가조명전 <이계진: 우연한 삶>의 주인공, 이계진 작가의 최애 앱을 소개한다.
저는 2년마다 핸드폰을 가장 큰 용량으로 업데이트해요. 지난해 갤럭시노트에서 갤럭시 Z Flip 5로 바꾼 이유도 용량 때문이었는데요, 핸드폰 카메라가 발달하다 보니 용량은 클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작업 특성상 일상과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이미지화해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핸드폰 카메라 성능이 워낙 좋아서 일반 카메라 대신 폰 사진을 인화하거나 그대로 보고 그리곤 해요.
갤러리: Simple is the Best
기본 앱 중 하나인 갤러리에는 저만의 시선과 구도로 찍은 사진과 이미지들이 가득해요. “모든 자연 경물을 마음에 기록한다”는 뜻의 ‘함기심목(咸紀心目)’에 따라 멋진 경관을 마음의 눈으로 담을 수도 있지만, 기억하고 싶은 광경은 꼭 사진을 찍는 편입니다. 이렇게 느낀 바들을 갤러리에 두고 살펴보다 보면 작품에 큰 영감이 되어 주고, 나중에 작업하기도 편리하죠.
삼성노트: 노트 테이킹 & 스케치
갤럭시 기본 메뉴 ‘Samsung Note’도 즐겨 사용합니다. 타이핑 필기는 물론이고 연필, 볼펜, 붓 등으로 스케치를 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매우 유용하죠. 다른 유료 앱도 많지만 저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좋아해서 이 앱을 애용하고 있어요.
아트허브: 미술 정보 수집
전시 정보와 레지던시 공모, 아트잡 등을 볼 수 있는 미술 정보 플랫폼입니다. 즐겨찾는 메뉴는 ‘공모 & 모집’과 ‘현재 전시’인데, 성남아트센터 전시 공모도 여기서 발견해 지원할 수 있었어요. 궁금했던 작가의 전시 정보가 ‘현재 전시’ 메뉴에 뜨면 기억해 뒀다 방문하기도 하죠. 작가라면 그림 작업만큼 관련 정보 수집도 매우 중요한데, 아트허브에서 그 정보들을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어 추천합니다.
네이버사전: 글과 그림의 근원은 같다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사전을 더 자주 활용하고 있어요. 상형 문자인 한자의 특성 때문인지 단어를 검색하려면 획 하나하나를 거의 그리는 느낌으로 써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네이버 사전은 매우 유용합니다! 특정 한자의 뜻이나 병음을 모를 때 앱을 열고 한자를 그대로 그리면 해당 단어를 검색할 수 있거든요. 동양화 화론을 공부하던 시절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글과 그림의 근원은 같다”는 서화동원(書畵同原)이었는데 한자와 중국어를 배우며 이 말에 더욱 공감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 아껴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미술 재료를 구할 때에는 인사동의 송지방, 성심필방, 구하산방 등을 방문하거나 화방넷, 호남한지필방, 송정필방, 동남필방 등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해요. 다만 시간 여유가 없을 때면 주저 없이 당근마켓을 씁니다. 작업 중 먹이나 아교가 동이 나도 바로 작업을 이어 가야 해서, 당근을 켜고 주변을 살펴보죠. 동양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인지 생각보다 많은 재료들이 좋은 상태, 심지어는 새 제품으로 나오기도 해요. 그럴 경우 바로 ‘득템’이 가능하죠!
글 이계진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소금과 먹을 이용한 ‘소금산수’ 시리즈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현재 8월 18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2024 성남작가조명전 3 <이계진: 우연한 삶>에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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