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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기 2] 2025 마티네 콘서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오스트리아로 떠나는 음악 여행

  • 작성자 사진: artviewzine
    artviewzine
  • 3월 5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3월 7일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는 2025년에도 어김없이 계속된다. 2006년부터 시작해 스무 해째 이어 오는 성남아트센터의 대표 기획공연으로서 말 그대로 알차고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사회와 해설을 더해 기분 좋은 아침을 선사하는 마티네 콘서트는 올해 드디어 오스트리아를 주제로 음악 여행을 떠난다. 클래식 음악의 수도라고 해도 좋았던 도시 빈을 중심으로 잘츠부르크, 린츠 등에서 태어나고 활동한 음악가들과 그들의 음악을 만나 보자.  


양창섭 음악 칼럼니스트

©shutterstock


3월 20일 첫 공연 ‘모차르트의 빈 시대’는 오스트리아의 대표 작곡가 모차르트가 빈에서 작곡했던 작품들을 소개한다. 1786년 빈에서 초연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그보다 두 해 전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17번, 그리고 교향곡 39번, 41번과 함께 모차르트 교향곡의 정수로 평가받는 교향곡 40번까지 프로그램이 화려하다. 서진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이 연주하고, 생동감 넘치는 피아노 협주곡 17번의 협연자로는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나선다.

하이든 역시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활동한 고전파의 중요 작곡가다. 4월 17일 공연 ‘하이든, 아이젠슈타트에서 런던으로’에서는 하이든의 두 교향곡과 트럼펫 협주곡을 만난다. 마티네 콘서트에 어울리는 부제를 가진 교향곡 6번 ‘아침(Le Matin)’은 7번 ‘낮’, 8번 ‘저녁’과 3부작을 이루는 작품으로 일출과 소박하고 상쾌한 아침을 묘사한다. 갑작스런 포르티시모로 유명한 94번 ‘놀람’ 교향곡이나 시그널 뮤직으로 유명한 트럼펫 협주곡 모두 전 악장을 감상할 가치가 충분하다. 김천시향 상임지휘자 김성진과 성남시향이 연주하고 KBS교향악단의 수석 트럼피터 남관모가 실력을 뽐낸다.

여행 도중 린츠에 들러 환대를 받은 모차르트는 자신을 위한 음악회가 열리자 단 나흘 만에 교향곡을 작곡한다. 교향곡 36번의 부제가 ‘린츠’인 까닭이다. 단시간에 작곡한 교향곡이라기엔 너무나 훌륭하다. 1백 년쯤 후 브루크너는 그 도시에서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했다. 그의 종교음악 ‘이새의 뿌리에서’는 린츠 대성당의 채플 봉헌식을 위해 작곡한 작품이고, <테 데움>은 브루크너 종교음악의 걸작으로 그의 교향곡 못지않은 감동을 자아낸다. 5월 15일 ‘린츠의 두 남자’는 부산시향의 상임지휘자 홍석원과 경기필하모닉 그리고 노이오페라합창단과 4인의 성악가가 음악의 도시 린츠로 안내한다.

합창음악으로만 꾸며진 무대도 만난다. 6월 19일 ‘빈 대가들의 합창음악’에서는 슈베르트의 종교적, 세속적 합창음악과 함께 <겨울 나그네>를 바리톤과 합창을 위해 편곡한 버전도 듣는다. 이어지는 하이든의 합창음악은 유머와 지혜를 들려주고, 모차르트의 노래는 오페라에서 뛰쳐나온 듯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한국 바로크 합창의 역사를 쓰고 있는 김선아와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이 실력을 과시하고, <겨울 나그네>의 바리톤은 강형규가 맡는다.

동화 같은 이야기에 고귀한 이상을 좇는 이들의 모험이 펼쳐지는 <마술피리>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녹여낸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오페라(징슈필)로 빈에서 초연되어 당시에도 국제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7월 17일 공연은 <마술피리> 하이라이트를 만나는 무대다. 백승현 지휘의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김제니, 김효종, 이상은, 김경천, 여지영 등 젊은 성악가들이 즐겁고 거룩한 여행을 떠난다.

2024년 마티네 콘서트 중 김태형과 소프라노 황수미의 무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부제를 지닌 8월 21일 공연은 오스트리아 작곡가들의 실내악을 만나는 무대다. 아름다운 안단테 악장이 돋보이는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후에 듣는 시닛케(A. Schnittke)의 ‘하이든풍의 모츠-아트(Moz-Artà la Haydn)’는 빈에서 음악을 공부한 이답게 고전파 음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체, 재조립한 작품이다. 슈베르트의 싱그러운 피아노 5중주 ‘송어’ 4악장 이후 만나는 그라츠 출신 작곡가 로베르트 푹스는 말러와 시벨리우스 등을 가르친 명교수였다. 그의 세레나데 3번은 흔히 ‘시씨’라고 부르는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베트 황후에게 헌정한 것으로 우아하고 서정적이며, 그녀가(를) 사랑한 헝가리의 집시 선율도 들어 있다. 이지혜가 이끄는 발트 앙상블이 순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며, 올해에도 마티네 콘서트 전체를 이끄는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송어’에서는 건반 앞에 앉는다.

마티네 콘서트의 진행을 맡은 피아니스트 김태형 ©최재우


9월 18일 공연 ‘오스트리아 음악의 뿌리를 찾아서’는 바로크부터 모차르트까지의 실내악을 만나는 시간이다. 17세기 빈 궁정의 카펠마이스터였던 슈멜처(J.H.Schmelzer)의 ‘펜싱학교(Die Fechtschule)’는 제목처럼 펜싱을 묘사한다. 각각 프랑스와 베네치아에서 태어나 빈에서 활동한 무파트(J. Muffat)와 칼다라(A. Caldara)의 실내악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을 여행하며 새로운 음악을 전파, 확산시킨 공신들이다. 하이든의 친구였던 디터스도르프의 더블베이스 협주곡도 보테시니 콩쿠르 우승자 유시헌의 독주로 듣고, 피날레는 언제나 좋은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다. 고음악 불모지에서 맹활약 중인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이 연주를 맡는다.

빈에서 태어나 활동한 ‘영원한 방랑자’ 슈베르트는 수백 곡의 가곡을 남겼다. 10월 16일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이 부를 슈베르트의 가곡은 그만의 성격 연기도 곁들여질 어두운 노래들이다. 특히 3인의 화자가 등장하는 ‘마왕’이 하이라이트이겠다. 김광현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이 말이 필요 없는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과 베토벤 극부수음악 ‘에그몬트’ 서곡을 가곡의 전후로 연주한다.


(좌) 바리톤 사무엘 윤 / (우)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Pino studio


‘낭만적인, 너무나 낭만적인’이라는 부제가 어울리는 늦가을 11월 20일에는 말러가 아내 알마에게 보낸 연서인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를 듣는다.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천재 코른골트가 할리우드 영화음악의 길을 연 후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도 깊어 가는 가을에 딱 어울린다. 낭만주의로의 길을 낸 슈베르트의 교향곡 3번도 들을 기회가 무척 귀하다. 지휘자 최수열과 국립심포니가 연주를 맡고, 롱티보 콩쿠르 2위에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이 협연자로 나선다.

19세기 후반까지 빈을 휩쓸던 슈트라우스 일가의 왈츠와 폴카를 빼놓을 수는 없다. 합스부르크 제국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수놓은 오페레타의 아리아들까지 더해지면 달달하기 그지없는 겨울날이 될 것이다. 12월 18일 ‘춤추는 빈, 왈츠와 오페레타’에서는 소프라노 박소영과 테너 김민석의 노래와 더불어 정한결이 지휘하는 성남시향이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며 2025년 마지막 마티네 콘서트를 마감한다.

새로운 발견과 익숙한 즐거움이 어우러진 알찬 프로그램, 친절한 사회자, 실력파 지휘자와 악단, 다채로운 협연자 등 모든 것을 갖춘 2025 마티네 콘서트를 놓치지 마시길.


피아니스트 신창용 ©koiworks


2025 마티네 콘서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일시 3월~12월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장소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문의 031-78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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